핵심 요약
- 졸혼은 법률 용어가 아니며, 법적으로는 혼인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 부양 의무, 배우자 상속권, 일상 가사 빚의 연대책임이 원칙적으로 남습니다.
- 이혼이 아니므로 재산분할과 국민연금 분할연금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 생활비·재산 약정은 계약으로 구속력이 있지만, 외도 허용 같은 약정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 졸혼 중 새 이성 관계는 부정행위로 평가돼 이혼 사유와 위자료 책임이 될 수 있습니다.
졸혼이란? 뜻과 유래
졸혼(卒婚)은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으로, 혼인관계는 유지하면서 서로 간섭하지 않고 각자 독립적으로 살기로 하는 부부의 합의를 말합니다. 2000년대 일본에서 쓰이기 시작한 말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자녀를 독립시킨 중장년 부부 사이에서 자주 쓰입니다.
중요한 점은 졸혼이 법률 용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민법에는 졸혼이라는 제도도, 신고 절차도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오래 따로 살아도 가족관계등록부에는 부부로 남고, 법은 두 사람을 여전히 부부로 대합니다.
우리 법에는 '법적 별거' 제도도 따로 없습니다. 졸혼은 서로 합의해 사이좋게 따로 사는 경우를, 별거는 갈등 끝에 따로 사는 경우를 흔히 가리킬 뿐, 법적으로는 둘 다 혼인이 유지된 부부가 따로 사는 상태입니다. 차이는 합의의 내용과 그 합의를 얼마나 분명하게 남겨 두었는지에서 생깁니다.
졸혼·별거·이혼 한눈에 비교
| 항목 | 졸혼 | 별거 | 이혼 |
|---|---|---|---|
| 혼인관계 | 유지(합의로 따로 삶) | 유지(사실상 따로 삶) | 해소 |
| 재산분할 | 청구 불가. 이혼할 때 청구 | 청구 불가. 이혼할 때 청구 | 이혼한 날부터 2년 안에 청구 |
| 배우자 상속 | 상속인으로 남음 | 상속인으로 남음 | 상속권 없음 |
| 국민연금 | 분할연금 없음. 유족연금은 요건에 따라 가능 | 분할연금 없음. 유족연금은 요건에 따라 가능 | 혼인 기간 5년 이상 등 요건을 갖추면 분할연금. 유족연금 없음 |
| 재혼 | 불가(중혼 금지) | 불가(중혼 금지) | 가능 |
| 부양 의무 | 유지. 생활비를 약정으로 정할 수 있음 | 유지. 부양료 심판 청구 가능 | 소멸 |
| 새 이성 관계 | 부정행위로 평가될 위험 | 부정행위로 평가될 위험(혼인이 이미 파탄됐다면 달리 볼 여지) | 문제 되지 않음 |
표에서 보듯 졸혼과 별거는 법적 효과가 같습니다. 졸혼을 택한다는 것은 이혼의 법적 효과는 하나도 얻지 않은 채 생활만 나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나눌지는 두 사람의 합의서가 거의 전부를 정하게 됩니다.
졸혼해도 남는 법적 권리와 의무
법률혼이 유지되는 이상 민법이 부부에게 지우는 권리와 의무는 원칙적으로 그대로입니다. 졸혼 합의로 조정할 수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을 구분해 두어야 합니다.
동거·부양·협조 의무
부부는 동거하며 서로 부양하고 협조할 의무가 있습니다(민법 제826조). 따로 살기로 합의했더라도 서로 부양할 의무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생활비 부담
부부 공동생활에 드는 비용은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함께 부담합니다(제833조). 졸혼 합의서로 누가 얼마를 낼지 정할 수 있습니다.
일상 가사 빚의 연대책임
한쪽이 일상 가사로 진 빚은 다른 쪽도 함께 갚을 책임을 지는 것이 원칙입니다(제832조). 부부끼리의 합의만으로는 채권자에게 대항하기 어렵습니다.
각자 재산은 각자 관리
혼인 전부터 가진 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사람의 특유재산으로, 각자 관리·사용·수익합니다(제830조·제831조). 이혼 전에는 상대방의 처분을 막기 어렵지만, 재산분할을 피하려는 처분은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처분한 날부터 5년 안에 취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839조의3).
배우자 상속권
한쪽이 사망하면 남은 배우자는 자녀(자녀가 없으면 부모)와 함께 공동상속인이 되어 그 한 사람 몫의 1.5배를 받고, 둘 다 없으면 혼자 상속합니다(제1003조·제1009조).
재혼 금지
배우자가 있는 사람은 다시 혼인할 수 없습니다(제810조). 새 출발을 원한다면 결국 이혼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예전 민법 제828조는 부부 사이의 계약을 혼인 중 언제든 한쪽이 취소할 수 있게 했지만, 이 조항은 2012년 민법 개정으로 삭제되었습니다. 그래서 졸혼 합의서의 생활비·재산 약정은 일반 계약처럼 지켜야 하는 약속이 됩니다.
졸혼 합의서에 넣을 항목
졸혼은 신고할 곳이 없으므로 합의서가 사실상 유일한 기록입니다. 나중에 이혼으로 이어지거나, 한쪽이 아프거나 사망했을 때 분쟁을 줄이려면 아래 항목을 구체적으로 적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거주: 누가 어느 집에 살고, 관리비와 세금은 누가 내는지
- 생활비: 누가 누구에게 매월 얼마를 언제까지 주는지
- 재산 관리: 각자 명의 재산의 관리·처분 원칙과 공동 재산 처분 시 동의 여부
- 빚: 졸혼 이후 새로 생기는 빚은 각자 부담한다는 원칙
- 연락과 가족 행사: 연락 방법, 명절·경조사·자녀 행사 참여
- 자녀·손주: 자녀 결혼 비용 등 지원을 어떻게 나눌지
- 병간호와 의료: 아프거나 입원할 때 연락과 보호자 역할
- 연금·보험: 건강보험 피부양자 유지, 보험 수익자 지정
- 상속 계획: 유언을 할지, 재산을 어떻게 남길지
- 재검토와 종료: 합의를 다시 볼 시기와 이혼으로 가게 될 때의 정리 원칙
생활비처럼 돈을 주기로 한 약정은 공증인에게 '강제집행을 승낙한다'는 문구를 넣은 공정증서로 만들어 두면, 약속을 어길 때 소송 없이 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56조 제4호). 공증이 없어도 합의서는 계약으로서 효력이 있지만, 받아 내려면 소송이나 심판을 거쳐야 합니다.
졸혼 합의서의 효력과 한계
졸혼 합의서도 계약이므로 원칙적으로 지켜야 합니다. 다만 모든 내용이 법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항별로 효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조항 예시 | 효력 | 이유 |
|---|---|---|
| 매월 생활비 ○○만 원을 지급한다 | 인정 | 부부 사이 생활비용 부담은 약정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833조). |
| 각자 명의 재산은 각자 관리·처분한다 | 인정 | 부부별산제 원칙과 같은 내용입니다(제830조·제831조). |
| 서로 이성 교제를 허용한다 | 무효가 될 수 있음 | 정조 의무를 면제하는 신분상 약정은 선량한 풍속에 반해 효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제103조). |
| 나중에 이혼해도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는다 | 원칙적으로 효력 없음 | 대법원은 구체화되지 않은 재산분할청구권을 이혼 전에 미리 포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봅니다(2016. 1. 25.자 2015스451 결정). |
| 배우자는 일상 가사 빚을 갚을 의무가 없다 | 부부 사이에서만 의미 | 가사대리권 제한은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하고, 거래 상대방에게 미리 밝힌 경우에만 연대책임이 빠집니다(제827조·제832조). |
합의서에 무엇이라고 썼든, 이혼할지는 결국 협의 또는 재판으로 정해집니다. 재판에서는 민법 제840조의 이혼 사유가 있는지를 따지므로, 합의서는 그때 두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로 쓰입니다.
졸혼 중 외도, 그리고 이혼으로 가는 경우
졸혼 중 새 이성 관계는 괜찮을까
졸혼 중이어도 법률상 부부이므로 배우자 아닌 이성과 깊은 관계를 맺으면 부정행위(민법 제840조 제1호)로 평가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혼 사유가 되고, 본인과 상대방 모두 위자료를 물어야 할 수 있습니다. 합의서에 '이성 교제를 허용한다'고 써 두어도 앞서 본 것처럼 효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부부가 장기간 별거하는 등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그 뒤 제3자가 부부 일방과 성적인 행위를 해도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봅니다(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 서로 연락하고 가족 행사를 함께하는 졸혼이라면 혼인이 파탄됐다고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졸혼 끝에 이혼하게 되면
합의로 시작한 졸혼이라면 따로 산 것 자체를 한쪽의 잘못으로 보기는 어렵고, 오랜 별거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제840조 제6호)의 근거로 주장됩니다. 재산분할은 재판상 이혼의 경우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혼인관계가 파탄된 뒤 한쪽의 노력만으로 늘거나 줄어든 재산은 분할 대상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므1455, 1462 판결).
약속한 생활비를 주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부부 사이 부양·생활비용 부담에 관한 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상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원칙적으로 조정을 먼저 거칩니다). 대법원은 과거 부양료를 원칙적으로 지급을 요구한 뒤의 몫만 인정하므로, 미지급이 생기면 바로 서면으로 요구해 두세요.
졸혼과 연금·건강보험·상속·세금
졸혼 중에도 각종 제도는 두 사람을 부부로 봅니다. 그래서 이혼했다면 사라질 혜택이 유지되는 반면, 이혼했다면 받았을 몫은 생기지 않습니다.
| 제도 | 졸혼 중 적용 | 확인할 점 |
|---|---|---|
| 국민연금 분할연금 | 이혼이 아니므로 받을 수 없습니다. | 나중에 이혼하면 요건을 갖춰 분할연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따로 산 기간은 당사자 합의나 재판으로 정해지면 혼인 기간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
| 유족연금 | 법률상 배우자는 유족연금 대상이 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 다만 가출·실종 등으로 부양관계가 명백히 없다고 보이면 인정되지 않습니다(국민연금법 시행령 별표 1). 생활비를 주고받은 기록을 남겨 두세요. |
| 건강보험 | 배우자는 따로 살아도 부양 요건이 인정되어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남을 수 있습니다. | 소득·재산 요건은 따로 충족해야 합니다(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별표 1·별표 1의2). |
| 상속 | 배우자 상속권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 2026년 3월 개정 민법으로,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상속인은 배우자라도 가정법원 선고로 상속권을 잃을 수 있습니다(제1004조의2). |
| 증여세 | 졸혼하며 재산을 넘기면 이혼 재산분할이 아니라 배우자 간 증여가 됩니다. | 배우자 증여재산공제는 10년간 6억 원까지이며, 넘는 부분에는 증여세가 붙습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3조). |
| 양도소득세 | 세법은 부부를 주소와 관계없이 같은 1세대로 보는 것이 원칙입니다(소득세법 제88조 제6호). | 각자 집을 마련하면 1세대 2주택이 되어 비과세를 받지 못할 수 있으니 집을 사기 전에 확인하세요. |
상속권 상실은 공정증서 유언에 따른 유언집행자의 청구나 공동상속인 등의 청구가 있을 때 가정법원이 판단하며, 사유의 경위와 정도, 두 사람의 관계, 상속재산의 규모와 형성 과정 등을 종합해 결정합니다(제1004조의2 제5항). 졸혼이라면 합의에 따라 따로 산 것인지, 부양을 저버린 것인지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기초연금 역시 법률상 배우자와 소득·재산을 합산해 판단하고, 부부가 모두 받으면 각각 20%를 감액하는 것이 원칙입니다(기초연금법 제2조·제8조).
졸혼이 맞는 경우, 이혼이 나은 경우
졸혼이 맞을 수 있는 경우
- 미움보다 생활 방식의 차이로 떨어져 살고 싶은 경우
- 배우자 상속권, 유족연금,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지키고 싶은 경우
- 자녀 결혼 등 가족 행사에서 부부로 함께 서고 싶은 경우
- 생활비와 집 문제를 합의로 정리할 수 있는 경우
이혼이 나을 수 있는 경우
- 상대방의 빚이나 무분별한 재산 처분이 걱정되는 경우
- 폭언·폭력, 외도 등으로 신뢰가 무너진 경우
- 재산분할과 분할연금으로 내 몫을 확정하고 싶은 경우
- 새 동반자와 법적으로 가정을 꾸리고 싶은 경우
졸혼은 되돌리기 쉬운 대신 아무것도 확정하지 않는 선택입니다. 이혼은 재산과 연금을 확정하지만 상속권과 배우자로서의 보호를 모두 내려놓는 선택입니다. 황혼이혼의 절차와 준비 순서는 황혼이혼, 연금 문제는 60대 이혼 연금분할에서 이어서 확인하세요.
우리 부부에게 졸혼과 이혼 중 무엇이 나은지, 합의서에 무엇을 넣어야 할지 궁금하다면 리블리 상담에서 상황을 넣어 바로 확인해 보세요.
졸혼을 결정하기 전에 준비할 것
- 부부 각자 명의의 재산·빚 목록과 현재 시세
- 각자의 월 소득과 예상 생활비
-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연금 가입 내역과 예상 수령액
- 건강보험 피부양자 여부와 보험 수익자 지정 내역
- 누가 어느 집에서 살지에 대한 계획
- 자녀에게 알릴 내용과 가족 행사 참여 원칙
- 합의서 초안과 공정증서로 만들지 여부
- 이혼으로 가게 될 경우 원하는 정리 방향
자주 묻는 질문
Q졸혼하면 법적으로 이혼한 건가요?
Q졸혼 중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되나요?
Q졸혼 합의서는 공증을 받아야 효력이 있나요?
Q졸혼 중 배우자가 사망하면 상속을 받나요?
Q졸혼하면 건강보험 피부양자에서 빠지나요?
Q졸혼 후 이혼하면 재산분할은 언제를 기준으로 하나요?
Q졸혼하면서 재산을 미리 나눠도 되나요?
- 민법 제826조(부부간의 의무)
- 민법 제827조(부부간의 가사대리권)
- 민법 제832조(가사로 인한 채무의 연대책임)
- 민법 제833조(생활비용)
- 민법 제103조(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
- 민법 제1003조(배우자의 상속순위)
- 민법 제1004조의2(상속권 상실 선고)
- 민법 제840조(재판상 이혼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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